안녕하세요. 성정혜입니다.

새 커리큘럼이 시작될 즈음이면 꼭 한 번씩 받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해독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처음엔 독소 해독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회독’을 말하는 거였죠 ^^;

공시를 준비하다 보면 누구나 ‘회독’이라는 단어를 듣게 됩니다.

교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읽는 것을 뜻합니다.

물론, 책을 여러 번 보는 건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몇 번 돌렸는가’에만 집착한 회독은 오히려 실속 없이 시간만 잡아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목별로 이론을 몇 바퀴씩 돌리다 보면 공부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지고,

그 반복이 ‘진짜 내 것’이 되었는지는 알 수조차 없게 됩니다.

결국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회독을 덜 해서 그런가...”하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는 회독의 횟수가 아니라,

배운 것이 ‘내 것’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험 공부도 본질은 학습입니다.

배운다는 뜻의 ‘학(學)’과, 익힌다는 뜻의 ‘습(習)’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기본 이론을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느낍니다.

그 순간은 단순히 회독을 덜 해서가 아니라, 내가 익혀놓은 것이 없는 상태임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이 깨달음은 문제풀이 단계에 가면 더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때는 절절함을 넘어, 때로는 처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본 이론 단계에서 딱 한 번에 제대로 익히는 복습법이 필요합니다.

혼자 복습하려고 하는데 어디서부터, 얼마만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아래 원칙을 기억해주세요.

① 복습은 ASAP, 강의 직후에 바로 하세요.

망각은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됩니다. 잊기 전에 붙잡아야 진짜 내 것이 됩니다.

② 선 이해, 후 암기

강의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그 이해한 내용을 암기해야 오래 남고 문제에 쓸 수 있는 지식이 됩니다.

③ 복습 시간은 강의 시간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세요.

2배속으로 강의를 다시 듣는 것은 복습이 아닙니다. 수업 이후 배운 내용을 흐름대로 복기하고, 암기할 부분은 흐름 속에서 제자리에 꿰맞추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복습을 하면서 내용이 연결되지 않는다면, 수업 교재의 목차를 훑어보세요. 목차는 흐름을 한눈에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도입니다. 그리고 암기할 내용을 어떻게 정리할지 막막하다면, 수업 중 밑줄 친 부분이나 익힘지와 같은 교안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기억은 정리된 자리에서 더 오래 머뭅니다.

기본 이론을 진행하다 보면, 공부 방법을 몰라 책상 앞만 지키고 있는 수험생을 만나곤 합니다.

대부분 이번 생에 공시 영어는 처음이니까, 처음부터 공부 방법이 딱 잡혀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게 제가 기본 이론을 진행하면서, 수업의 70%는 진도, 30%는 당일 복습으로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유입니다.

복습 시간도 판서와 말로만 진행하면, 결국은 또 강의의 연속이 되기 때문에 진도를 나간 내용에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담은 주관식 익힘지로 진행합니다.

당일 수업을 듣고 이 익힘지를 스스로 채울 수 있다는 건, 단순히 내용을 따라간다는 걸 넘어 배운 내용을 내 것으로 소화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충실히 채워내면 기본 이론이 '내 것이 된' 상태로 완성됩니다.

이런 복습 과정을 단 한 번만 제대로 해도, 문제 풀이에서의 막힘이나 커리큘럼을 다시 되돌아가는 악순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지나고 나서야 안다’고요. 하지만 수험은, 지나고 후회하기엔 여러분의 시간은 너무 귀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단 한 분이라도 지금 이 순간, 내가 겪고 있는 수험의 과정을 한 번에, 제대로 끝낼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정성껏 써내려갔습니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글을 쓰는 내내 참 보람 있었습니다.

복습 방법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남겨주세요.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나누며 옆에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늘 여러분의 공부 곁에 있는

성정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