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들어가며

우리의 목표는 합격이 아니다. 합격은 우리의 운명이다.

우리의 목표는 초단기 합격이다.

필자는 교육현장에서 일하면서 수험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형법⋅형사소송법(이하 형사법)을 잘하는 것이고 어느 정도 해야 잘한다고 하는 겁니까?”라는 질문들을 많이 받아왔다.

필자의 답변은 늘 한결같다. ‘기본에 충실하라!’

요행을 바라는 마음은 버리자. 차분하게 정직하게 공부하자.

형사법의 경우 어떤 직렬의 시험인지를 막론하고 사실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90점대, 특히 100점을 맞아야 한다.

‘몇 개 정도 틀려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마음을 고쳐먹자. (물론 형사소송법만 과목으로 보는 직렬의 경우 이보다 낮은 점수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형사법을 잘할 수 있을까?

세간에는 이해가 중요하다, 암기가 중요하다, 핵심요약만 잘해도 된다. 당신의 공부량을 줄여주겠다 등등 여러분들을 현혹시키는 말들이 많다. 모두 틀렸다.

답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본에 충실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읽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게 된 수험생들을 보면 술술 잘 읽어나간다.

우리가 공부하는 수험 과목으로서의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기본적인 법률용어, 법조문, 그에 관한 해석론인 학설과 판례의 입장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요약될 수 있는데, 이러한 내용을 술술 읽어나간다는 뜻이다. 이렇게만 되면 합격은 가까이 오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읽기를 잘할 수 있을까?

‘강의를 잘 들어서 교재를 입체적으로 읽어야 한다.’

아래에서는 이를 위한 방법론들을 정리해 드려본다.

Ⅱ 공부방법론

1. 수험서를 읽는 방법

처음 수험생활을 시작한 초심자의 경우 형사법을 비롯한 법학과목들이 낯설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법률용어 하나하나가 생소한 시점에서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떤 방식으로 강의를 활용해야 하는지 궁금하고 초조한 것이 또한 이때이다. 처음 2개월 내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초기 적응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혼자 공부하는 초심자들의 경우에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이 경우 독서의 바른 요령은 정독이 아닌 속독에 가까운 통독(通讀)이다.

법학과목은 대체로 원칙(총론)과 적용(각론)이라는 체계를 가진다.

그렇다면 세부적인 나뭇가지보다는 굵은 줄기를, 나무 한 그루보다는 숲 전체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독 1회보다 통독 2~3회가 효과적이다. 뜻을 모르더라도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겨라.

2. 예습이냐 복습이냐

법학강의를 들을 때에는 예습을 간단하게라도 하는 게 효과적이다. 강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준비하고 힘들더라도 조금이라도 읽고 들어오라.

강의실에 들어와서는 강의를 들으며 정리를 하라.

다만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언제나 있는 법! 예습은 고사하고 복습을 하기도 시간이 빠듯해진다. 이때에는 복습이라도 목숨 걸고 해야 한다.

그날 배운 건 그날 끝내야 한다. 그날 못 끝내면 그 주에는 끝내라.

본인과 타협하지 말라.

3. 이해냐 암기냐

‘무슨 뜻인지 이해해 보자!’

용어의 개념을 이해해 보고, 이 개념과 저 개념을 구별해 보고, 강의에서 들어주는 사례를 풀어보고, 학설에 대해 비판도 해보자.

어렵더라도 이게 지름길이다. 한번 해보자. 이해가 잘 되어 있으면 ‘읽기’가 편해진다. 다만 이해가 안 되더라도 ‘읽다 보면’ 어느새 이해도 된다. 강의를 100% 활용하면 읽자.

물론 이해가 안 되는 게 나올 것이다. 그러면 체크해두자. 다음에 읽을 때 이해가 되는지 확인하자. 이해가 안 되면 다시 체크해두자.

(다들 알겠지만 필자는 지독한 암기파이다. 조문의 토씨 하나도 안 틀리고 외운다. 법률을 35년간 공부해왔으면서도 까먹는 부분을 다시 외운다. 그런데 필자처럼 조문을 통째로 외우는 식의 공부는 절대 따라 해서 안 된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그 시간에 강의를 들으면서 이해를 시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여하튼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암기’가 된다. 이게 암기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암기가 안 된다면 다시 체크해두자. 체크가 많이 달린 부분 때문에 여러분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 부분을 반복하고 반복하라. 지지 말라.

수험생활 초기의 이해를 중시하는 이런 마인드가 수험생활 내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합격의 종착역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합격에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을 찾아내고 그 습관에 익숙해져라. 그 습관이 엄청난 고수를 만들어주는 영약이다.

4. 강의를 듣는 방법

① 형법총론

- 판례의 출제비중이 높으면서도 총론 분야의 이론과 학설이 출제될 수 있으므로 철저히 이해 위주로 공부하고 수험생활 초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함

- 강의를 잘 들으면서 노트 정리를 잘 할 것

- 강사의 필기노트나 스스로 만든 판서노트를 활용할 것

- 총론의 이론/학설의 취지는 한 번에 이해되지 않으므로 반복할 것

② 형법각론

- 판례의 출제비중이 절대적이므로 판례의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 것

- 판례 공부 시 단순암기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김 (무조건 암기 금지)

- 판례의 취지와 핵심을 이해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훨씬 높임

③ 형사소송법

- 판례의 출제비중과 법조문의 출제비중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야 하는 과목

- 형사법전은 나의 베프! 법전을 늘 가까이 할 것

- 형사소송법은 절차법이므로 절차의 흐름을 파악하면 쉽다. 절차 흐름은 필자의 판서를 따라서 노트를 만들고 공부하기 전에 노트를 한번 보고 들어가는 것을 습관화하자.

- 사례가 잘 출제되는 부분(강제수사, 위수증, 전문법칙, 자백보강법칙)은 더 자세히 노트 정리!

④ 기출/진모 등 문제풀이 강의

- 기출이든 진모이든 무조건 먼저 시간을 엄격히 재서 풀어볼 것

- 기본서 등을 계속 발췌독할 것

- 부족함이 생기는 부분이 발생하면 바로 바로 반복 회독!

5. 재시생의 추가적인 수험대책

재시생이라 함은 위 초심자의 공부를 거친 시험에 불합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특히 형사법 과목에서 다른 합격생에 비하여 저득점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저득점의 원인은 위에서 제시하는 공부방법 중 무언가 미진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권한다.

처음부터 기본강의를 듣거나 기본서를 읽어야 한다.

자신의 수험생활 자체가 해이하지 않았다고 할 때 무언가 다른 문제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문제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진단하여야 한다.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가 어느 정도 공부가 되었다고 하여 그 이듬해 시험에서는 기본서나 기본강의를 듣지 않고 막바지 문제집을 풀거나 문제풀이강의 내지 최종마무리강의만 듣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인데, 이는 수험생활의 장기화를 초래한다는 점을 명심하자(물론 예외도 있다).

자신의 수험생활의 하루가 어떻게 짜여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자성해야 할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지, 밤에 너무 늦게 자는 것은 아닌 지부터 시작하여 꼼꼼하게 문제점을 따져보아야 한다.

밤공부가 잘 된다고 하여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원칙적으로 아침에 일찍 시작하는 것이 하루를 길게 쓰는 방법이다.

자신의 식생활도 과학적으로 체크하라.

밤에 술이나 라면 내지 커피를 즐긴다면 수험생활에 독이다.

운동을 지나치게 즐기는 것도 삼가라.

수험기간 만이라도 게임은 하지 마라.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나중에 후회한다.

친구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경험자의 경우에는 합격하기 위하여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고독하지만 내실 있게 강인하게 오늘 하루를 살자.

특히 재시생 여러분의 건투를 빈다.

Ⅲ 나가며

필자는 1990년대에 강의를 시작하여 수많은 합격자들이 탄생하는 감격의 순간을 함께 해왔다.

합격은 순간에 일어나지만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최소 1~2년 이상이 걸린다.

수험은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수험에는 반드시 고비가 찾아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그 고비의 시간은 동시에 최종 골인의 순간도 그만큼 다가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생 자기 직업의 근간이 되는 공부가 지금 이 시기에 다 이루어지는 것이다.

출발점에 선 사람이든 고비를 겪고 있는 사람이든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합격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 시점을 앞당기는 실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제자 여러분의 건투를 기원한다. (끝)